檢미래위, 대법에 “김용 기록 보겠다”… 법조계 “재판 개입” [판읽기 | 양은경 법조전문 기자]
Jul 10, 2026•Chan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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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안 난 사건 진상조사 나서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검찰 미래위)의 조사 기구인 진상조사단(조사단)이 상고심이 진행 중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사건 재판 기록을 대법원에 요청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검찰권 남용을 점검하겠다는 목적으로 조사단이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재판 기록까지 들여다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노골적으로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조사단은 지난 2일 김 전 부원장의 상고심 재판부인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에 ‘기록 열람 등사 협조 요청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10일 출범한 검찰 미래위는 김 전 부원장 사건을 비롯해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비리,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 등 7개 사건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후 독립적 조사기구가 필요하다며 지난달 24일 대검찰청 직속 기구로 조사단을 꾸렸고, 이 사건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인권 침해와 권한 남용 등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단의 재판 기록 요청에 대법원은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단이 재판 기록을 요청한 근거는 최근 대검이 마련한 내부 운영지침에 따른 것이다. 해당 지침에는 조사단이 필요한 경우 수사 및 공판기록, 관계서류 등을 수집·확보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하지만 이런 지침 내용은 법률상 근거가 없는 검찰 내부 지침에 불과하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한 현직 검찰 간부는 “진상조사라는 명분으로 재판 기록을 보겠다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고 부적절하다”며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수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전제하면서 기록을 달라는 것은 노골적인 재판 개입”이라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도 “확정 사건도 아니고 상고심이 진행 중인데, 공판 검사도, 변호인도 아닌 제3자가 소송기록을 열람할 경우 재판의 독립과 공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위 조사 대상 사건을 수사했던 홍승욱·김유철·신봉수·송경호 전 검사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조사 대상에 포함된 다수의 사건은 현재 법원에서 치열하게 법리 공방이 진행 중인 사안들”이라며 “조사단이 재판 자료를 별도로 검토하려는 것은 권력 분립 원칙을 위배하는 위헌적 시도”라고 했다.
특히 조사단이 검찰 공판부 등에 자료를 요구하지 않고, 대법원에 곧바로 자료를 요청한 점도 논란이다. 검찰 내부에선 “조사단이 운영지침의 위법성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운영지침이 위법하다는 검찰 내부 반발이 커 공판팀 기록을 가져가기 부담스럽고,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에게 자료를 요청하면 공정성 논란이 생길까봐 법원에 손을 내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김민아 서울고검 검사도 최근 검찰 내부망에서 조사단의 운영 지침과 업무에 대한 위헌·위법성을 지적했다.
김용 전 부원장은 2021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민용 변호사 등과 공모해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씨에게 이재명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경선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원을, 유 전 본부장에게 개인적 뇌물 1억9000만원을 각각 받은 혐의로 2022년 11월부터 재판받고 있다. 1·2심 모두 징역 5년, 벌금 7000만원, 추징금 6억7000만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으나, 지난해 8월 상고심 도중 보석이 인용돼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희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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