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취소 판 깔아주나" 법무부, 대장동·대북송금 다시 조사한다 [김광일의입]
Jun 11, 2026•Chan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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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10일 검찰의 인권 침해와 권한 남용 의혹을 규명하겠다며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검찰미래위)를 발족했다.
외부 위원 7명으로 구성된 검찰미래위는 이날 1차 회의를 열고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활동한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조사했던 7개 사건을 첫 번째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러면서 검찰미래위는 해당 사건을 조사할 독립적인 기구를 대검찰청에 설치해 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했다.
7개 사건 중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 등 3개는 이재명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으로 이 대통령 취임 후 1심 재판이 중지된 상태다. 김용 전 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금품 수수 사건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통계 조작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 허위 보도 사건 등 4건은 재판이 진행 중이다.
위원장에 선출된 장주영 전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은 “증거와 사실에 근거해 진상을 규명하고, 조사 결과를 국민께 있는 그대로 공개하겠다”며 “검찰권 남용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방안도 함께 마련하겠다”고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검찰 스스로 과거의 잘못을 찾아내 진실을 규명하고 이에 대한 진정한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며 “위원회가 독립성과 중립성을 유지하면서 활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공소 취소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검찰미래위를 발족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최근 열린 국무회의와 기자간담회에서 “검찰도 잘못한 게 있으면 사과하고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TF·국정조사 성과 없자 위원회 신설… 위원 대부분 친여 성향
10일 활동을 시작한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검찰미래위)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 4월 29일 설치를 지시했다. 민주당 주도로 한 달 동안 운영된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 검찰 조작 기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종합 청문회를 마친 지 하루 만이었다. 당시 법무부는 검찰미래위 설치 이유와 관련해 “작년 9월부터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TF가 ‘연어 술 파티’ 의혹 등을 조사했지만 의혹을 해소하기엔 미흡했고, 아직도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TF, 국정조사 특위에서도 검찰 수사팀의 조작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나오지 않자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만들어 다시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정 장관 지시 후 자체 훈령인 ‘검찰미래위 규정’을 만들었다. 검찰미래위 규정은 국회 국정조사 특위가 다뤘던 7개 사건을 비롯해 검찰권 행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 또는 검찰의 권한 남용 의혹이 제기됐거나 국민이 제안한 사건을 조사 대상으로 했다. 사실상 누군가 의혹을 제기하고, 위원들이 의결을 거치면 무엇이든 조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조사 기간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아 의혹을 밝힐 때까지 계속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검찰미래위는 이날 1차 조사 대상으로 국정조사 특위가 다뤘던 7개 사건을 선정했다. 이 중 3건(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은 이재명 대통령이 기소됐으나 대통령 취임 후 1심 재판이 중지된 사건이다. 김용 전 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금품 수수 사건은 이 대통령이 출마했던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 등을 받은 혐의로 김 전 부원장이 기소된 사건이다. 이 대통령이 직접 관련된 사건은 3건, 간접적으로 관련된 사건까지 더하면 4건인 셈이다. 나머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통계 조작 사건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 허위 보도 사건도 현 여권 관계자나 친여권 인사들이 재판받고 있는 사건들이다.
이날 위촉된 검찰미래위 위원들의 정치 편향성도 논란이다. 위원 7명 중 상당수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고 일부는 민주당 정권에서 활동한 경력도 많다. 위원장인 장주영 전 민변 회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정부법무공단 이사장을 지냈다. 그는 지난 3월 열린 형사소송법 개정 관련 공청회에서 “보완 수사권을 포함한 검사의 수사권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원을 맡은 김진수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지냈다. 김 위원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 문 정부 인사들의 변호인도 했다. 부장판사 출신인 이동연 법무법인 이작 대표 변호사는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에서 활동했다. 진보 단체로 분류되는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 참여연대에서 사법감시센터 소장을 지낸 오병두 홍익대 교수도 검찰미래위원에 위촉됐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정부가 친여권 성향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내세워 이 대통령과 여권을 수사했던 검사들을 징계하거나 처벌하고, 재판에도 영향을 미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미래위가 이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을 공소 취소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구심도 제기한다. 한 법조인은 “검찰미래위가 이 대통령 사건 수사가 잘못됐다며 법무부에 공소 취소를 권고하고, 법무부는 그 의견을 존중해 검찰에 공소 취소를 요구하는 수순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4월 국정조사 특위에서도 이 대통령의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이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이 증거나 관련자 진술을 조작한 증거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은 채 특위는 문을 닫았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특위가 활동을 마친 지난 4월 30일 특별검사가 공소 취소를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은 ‘조작 기소 특검법안’을 발의했다. 국정조사 특위가 다룬 7개 사건 외에도 공직선거법 위반 등 이 대통령이 재판받고 있는 5개 사건도 수사 대상에 포함했다. 민주당은 당시 여론이 악화하자 특검 추진을 지난 3일 치러진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놓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조작 기소 특검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 잘못한 게 있으면 바로잡으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은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검찰도) 잘못하면 사과하고 취소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조작 기소 특검은 여론이 좋지 않으니까, 정부가 나서 검찰미래위를 통해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조선일보 유희곤, 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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