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뉴스] [교실 속 혐오②] 교실에 만연한 '일베 문화', 어디서 시작됐나
Jul 9, 2026•Chan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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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뉴스] [교실 속 혐오②] 교실에 만연한 '일베 문화', 어디서 시작됐나
[앵커]
CBS는 배재고 야구부의 5·18 비하 논란을 계기로,
교실 속 깊숙이 파고든 혐오 문화와
극우화 문제를 짚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혐오와 극우적 언어가 어디서 시작돼
어떻게 아이들에게 스며들었는지,
그 뿌리와 구조를 분석해 봅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교실 속 극우화 현상은
단순히 놀이문화의 퇴행이나 소수 학생의 일탈이 아니라,
20년 넘게 누적된 정치·학계·교육 정책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역사학자들은 먼저,
2000년대 등장한 이른바 '뉴라이트' 흐름과
역사 교육의 약화가 맞물린 구조적 현상이라고 분석합니다.
뉴라이트는
식민지 근대화론과 독재 미화로 대표되는 역사관으로,
옳고 그름보다는 이익과 능력, 시장 논리를 앞세워
역사를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역사 교육을
이념 대결의 장으로 만들면서
균형 잡힌 역사관이 설 자리를 잃게 했다는 겁니다.
[홍승표 박사 / 한국기독교역사학회 연구이사, 아펜젤러인우교회]
굉장히 폐쇄적 공간 구조와 조직 내에서 아주 무방비적으로 아동·청소년들이 아주 편향되고 일방적인 그런 역사 교육을 주입 받거든요. 다수의 중도적이거나 혹은 관망적인 입장의 청년·청소년들도 거기에 그냥 휘말려 들어가게 되고...
뉴라이트 역사관은
공교육 교과서에까지 뿌리 내리진 못했지만,
'리박 스쿨'과 같은 극우 교육 기관의
대안 교재와 사설 강좌 등이
온라인과 SNS를 통해 퍼지며
학교 현장에 깊이 스며들었다는 설명입니다.
[홍승표 박사 / 한국기독교역사학회 연구이사, 아펜젤러인우교회]
학생들이 이명박 정권 이후부터는 (선택과목으로 전락한) 역사 공부를 안 하는 거죠. 시험 공부를 위해서라도 역사 공부를 하게 되면 역사의 전체적 흐름에 대한 전이해를 가지게 되거든요. 그러면은 분별력이 생기는데, 역사 공부가 지금 아예 공교육에서 무너져 있다 보니까, 이것이 하나의 놀이와 문화라는 이름으로 반인권적이고, 반인륜적인 행동들이 집단적으로 소비되는 그런 현상이 된 것 같고요.
교육 현장에서는
성적 경쟁과 입시 위주의 교육 구조가
이런 혐오와 조롱의 문화를 제어하지 못하고
오히려 악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성찰이 나옵니다.
공동체 활동과 시민성을 기르는 기회가 줄어들면서,
타인의 고통을 상상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제대로 기르지 못한 채, 서로를 경쟁 상대로만
바라보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지적입니다.
단순히 민주시민교육이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시간을
늘리는 식의 단편적 대책으로는
교실의 혐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사회 안전망과 입시 제도, 경쟁 중심 문화를 함께 바꾸는
구조적 개혁이 동반돼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봉수 교장 / 관악중학교]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학원과 사교육에 몰입하게 만들고, 사실 우리가 혐오라든지 조롱이라든지 이런 감정이 상대방이 갖는 감정에 대한 공감능력 부족 같은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과연 우리 공동체가 그런 충분한 시간을 어렸을 때부터 학생들한테 줬는가 고민을 해 봐야 한다고 봐요. 사회 안전망부터 입시 제도까지 연결되는 기성 세대의 대개혁, 그리고 기성 세대의 희생 이런 게 있지 않으면 이 문제들이 과연 해결이 잘 될까...
한편, 정치권의 극단적 언어와 혐오 문화가
교실로 그대로 전이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치·언론·SNS에서
조롱과 혐오의 표현이 사실상 '허용된 언어'가 되면서,
청소년들은 그 언어를 그대로 가져와
밈과 농담, 과제와 응원 문화 속에서
재생산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현장 교사들은
'12·3 내란 사태' 이후 혐오 표현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합니다.
그 전까진 표현에 대한
자기 단속과 성찰이 어느 정도 있었지만,
혐오와 조롱의 언어가 제도권 정치와 미디어에서
더 노골적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그 기준이 급격히 무너졌다는 진단입니다.
[정병오 공동대표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문화는 '일베 문화다', 이렇게 했기 때문에 그걸 아이들이 하지만 약간의 좀 부끄러움이 내면화 돼 있고, 그래서 '너 일배야?' 하게 되면 조금 잠잠해지는 그런 면도 있었는데, 12.3 내란을 계기로 해서 많은 야당 정치인이라든가 또 사회지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도 그걸 많이 주장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아이들 입장에서 볼 때는 상당히 이거는 소수가 아니고 상당히 하나의 큰 흐름이구나, 당당히 말을 해도 상관이 없는 것이구나, 이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뉴라이트 역사관과 경쟁주의 입시 구조,
정치권의 혐오 언어가 맞물린 오늘의 현실에서
배재고 사태는 단지 한 학교의 일탈이 아니라,
다음 세대 민주주의와 인권 교육이
어디까지 밀려나 있는지 보여주는
시급한 경고가 되고 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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